2017년 개봉한 원더(Wonder)는 선천적인 안면 기형을 가진 소년 어기(오거스트 풀먼)의 성장 이야기입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트레처 콜린스 증후군을 앓고 있어 여러 차례의 수술을 받았으며, 외모로 인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5학년이 되는 해, 부모님은 홈스쿨링을 끝내고 어기를 일반 학교에 보내기로 결정합니다.
영화는 어기가 새로운 환경에서 겪는 어려움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그를 통해 변화하는 과정도 함께 그려냅니다. 사회는 그의 다름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며, 친구들은 호기심과 편견 속에서 그를 대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한 ‘따돌림 극복기’가 아니라, 우리가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감정과 시선이 얽혀 있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이 리뷰에서는 어기와 그의 가족이 겪는 갈등, 사회의 편견과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 그리고 영화가 전하는 따뜻한 메시지를 중심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1. 어기의 이야기 –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용기
어기는 어려서부터 집에서 교육을 받았기에,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의 얼굴을 본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놀라거나 피하는 반응을 보였고, 그는 그런 반응을 당연한 듯 받아들이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결정으로 학교에 가게 되면서, 어기는 처음으로 낯선 사람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학교생활은 예상대로 순탄하지 않습니다. 친구들은 그를 신기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일부 아이들은 그를 노골적으로 놀립니다. 특히 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이 중 한 명인 줄리언은 어기를 괴롭히며 친구들까지 부추깁니다. 줄리언이 한 말 중 가장 가슴 아픈 대사는 바로 이것입니다.
"네 얼굴은 할로윈 때만 가릴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이 한 마디는 어기가 평생 마주해온 사회의 잔인한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는 그저 평범한 아이로 살고 싶지만, 사람들은 그의 외모만을 보고 그를 판단합니다.
하지만 어기는 점차 자신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진짜 친구로 대하는 아이들을 만나면서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그가 영화에서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바로 이것입니다.
"모두가 자신만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어. 중요한 건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하느냐야."
그는 자신의 모습이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점점 더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이는 외형이 아니라 내면이 중요하다는 영화의 중심 주제를 상징합니다.
2. 가족의 이야기 – 사랑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순간들
① 누나 비아 – 언제나 양보해야 했던 소녀
어기의 누나, 비아(올리비아)는 어기를 누구보다 사랑하지만, 동시에 부모의 관심이 항상 어기에게 집중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그녀는 어기가 가족의 중심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이 외로운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녀가 가장 상처받았던 순간은, 연극 공연을 하던 날 부모님이 오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어기의 일이 생길 때마다 가족은 자동적으로 어기에게 맞춰졌고, 비아는 점점 조용히 자신을 뒤로 밀어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점점 성장하면서 부모를 원망하는 대신, 어기와 자신이 같은 ‘외로운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어기는 외모로 인해 사회에서 소외되었고, 비아는 가족 내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며 소외되었습니다. 이 공감이 결국 두 남매를 더욱 끈끈하게 만들어 줍니다.
② 부모 – 보호와 자유 사이의 갈등
어기의 부모(줄리아 로버츠, 오웬 윌슨)는 어기를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지키려 했습니다. 하지만 어기가 성장하면서, 그들이 언제까지고 어기를 감싸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영화 속에서 어기가 따돌림을 당했을 때, 부모는 개입하고 싶어 하지만 결국 아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려줍니다. 부모로서 아이를 보호하고 싶은 본능과, 아이가 스스로 세상과 맞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책임감 사이에서의 갈등은 현실 속 모든 부모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3. 사회적 시선 – 다름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
어기가 학교에서 겪는 편견과 차별은, 단순한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문제입니다.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때로는 무심코 상처를 주는 말을 내뱉기도 합니다.
영화 속 줄리언과 그 무리들은 어기를 대놓고 차별하지만, 어기의 변화와 함께 그들의 시선도 점차 바뀌어 갑니다. 그리고 영화는 줄리언조차도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부모의 가치관과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인물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 우리는 ‘다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 누군가가 외모나 장애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는가?
- 편견은 어디에서 시작되며, 그것을 깨는 방법은 무엇인가?
영화는 단순히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가 성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가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가’를 함께 고민하게 만듭니다.
4. 영화가 주는 메시지 – 세상을 바꾸는 것은 작은 친절
영화는 마지막에 가서, 어기가 학교에서 상을 받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는 단순한 ‘해피엔딩’이 아니라, 어기의 노력이 인정받고, 그를 향한 사람들의 시선이 변화했음을 의미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친절을 선택하라. 그러면 세상이 달라질 것이다."
이 한마디는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주제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하며, 어떤 형태로든 어려움을 겪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우리가 조금 더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세상은 훨씬 따뜻한 곳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 다름을 넘어, 함께하는 세상
원더는 단순한 감동 영화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사회가 가진 편견과, 다름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합니다.
어기의 여정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그리고 영화는 답합니다. "작은 친절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당신은 오늘, 친절을 선택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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